세대를 넘어 기억을 잇는
사랑 이야기 - 『할머니의 기억』
글렌다 밀러드 글 · 스티븐 마이클 킹 그림 · 조윤진 옮김 | 자주보라
“서로의 영혼을 위로하는 꿀 도넛 같은 이야기”
『할머니의 기억』은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소녀 레일라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다.
실크 왕국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동화책이지만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기억을 잃어가는 아멜리 할머니와,
기억을 나누고 싶은 레일라.
둘은 사진에 이름을 붙이고, 하트 모양 스티커를 붙이며
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든다.
그 과정을 통해 독자도 아주 천천히 그들 곁에 앉게 된다.
“기억이 영혼을 떠났다고 해도, 사랑은 남는다.”
나는 이 책에서
아멜리 할머니가 전쟁터에 나간 연인을 잊지 못해 기차역에 나가 기다리는 장면이 오래도록 남았다.
기억은 흐릿해지는데, 마음은 여전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 장면은 아주 오래된 사랑의 모양이었고,
나는 그 장면에서 오래 멈췄다.
치매라는 현실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글렌다 밀러드는 결코 그 상황을 과장하거나 신파로 풀지 않는다.
실크 왕국 특유의 서정성과 따뜻한 감정이
이야기의 결을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다.
“잊히지 않을 이야기, 다시 불러본다”
최근 이 책을 찾아준 독자가 있었다.
조용히 오래 머물던 이야기였기에, 그 손길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할머니의 기억』을 다시 꺼내 들고, 천천히 책장을 넘긴다.
이 이야기는
할머니가 보고 싶은 누군가에게,
또는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을 오래 붙들고 싶은 이에게
살며시 말을 걸어온다.
“이 책을 꺼내보고 싶다면”
『할머니의 기억』은 자주보라에서 펴낸 책입니다.
지금 무지개항아리에서는, 오래된 책들의 숨결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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