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 Equality: What It Means and Why It Matters 그리고 지금 여기의 질문
요즘처럼 ‘정의’라는 단어가 쉽게 오가는 시대도 드물다. 정치권의 발언, 거리의 피켓, 플랫폼 안의 댓글과 캠페인까지—‘정의’는 마치 모두의 동의를 얻은 언어처럼 자주 호출된다. 하지만 그런 말일수록 더 물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정의’는 도대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그 질문의 출발점에 놓여 있다. 이 책은 단지 정의란 무엇인지 설명하는 교과서가 아니라, 정의를 둘러싼 철학적 질문과 현실 정치의 틈을 비추는 철학자의 안내서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더불어 사는 사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묻는다.
정의는 중립적인가, 아니면 도덕적 선택인가
『정의란 무엇인가』는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칸트주의, 롤스의 정의론 등 주요 정치철학을 소개하며, 각 사유가 실제 사회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고찰한다. 샌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의는 중립적인 원칙의 적용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어떤 삶을 '좋은 삶'이라 여기는지, 즉 윤리적 비전 없이는 정의 역시 설 자리가 없다고 말한다.
오늘의 현실은 이와 멀어 보인다. 각 진영은 자신이 말하는 ‘정의’만이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정치적 언어로서의 ‘정의’는 점점 무뎌지고, 그 자리에 배제와 정당화의 수사가 겹겹이 쌓인다. 샌델은 이 틈에서 공동체의 공공선, 도덕적 상상력을 회복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샌델이 던진 다음 질문 – ‘평등’이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시장과 능력주의를 비판해온 샌델은 최근 『Equality: What It Means and Why It Matters』라는 신작을 출간했다. 이번 책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와의 대담 형식으로, 불평등, 민주주의, 국경과 기후 위기 등 동시대 정치의 핵심 이슈를 총망라한다. 그는 다시 묻는다. 단지 기회의 평등이 아닌, 진정한 '존중의 평등'이란 무엇인가.
아직 한국에는 번역 출간되지 않았지만, 그 제목만으로도 묵직한 질문이 전해진다. Equality—평등은 왜 중요한가, 그리고 그것은 어떤 사회를 가능하게 만드는가. 이 질문은 단지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정의는 결코 정답이 아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정의에 대해 답을 주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읽는 사람에게 스스로 질문하고, 사유하고, 판단하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질문이 끝나지 않을 때 비로소, 그 안에서 우리가 사는 세계를 다시 보고 듣게 된다.
마이클 샌델은 정의를 말하는 철학자라기보다는, 정의를 함께 묻는 시민에 가깝다. 어수선한 시대일수록 그 질문은 더 절실하다. 정의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지만, 그 정의가 누구의 얼굴을 하고 있는지는 늘 다시 묻고 돌아봐야 한다.
![]() |
![]() |
* 이 글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읽으며 정리한 개인적 사유의 기록입니다.
마이클 샌델의 신작 『Equality: What It Means and Why It Matters』의 국내 출간을 기대하며, 이 글은 그 흐름을 읽는 하나의 예고편이기도 합니다. 『Equality』가 출간되면, 같은 질문을 다른 결로 다시 꺼내어 뉴스레터 꼭지에서 이어가보려 합니다.
정의와 평등,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 사회사상(사) | 쿠팡
현재 별점 4.8점, 리뷰 715개를 가진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지금 쿠팡에서 더 저렴하고 다양한 사회사상(사) 제품들을 확인해보세요.
www.coupang.com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고장나도 괜찮다
아침은 늘 커피다. 공복에 올리브오일 한 스푼 먹는다고 생각은 하는데, 자꾸 커피 먼저 마시게 된다.내가 마시는 커피는 일리 커피다.이 일리 커피머신은 10년째 나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전면
jajubora.tistory.com
'책항아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을 글로 옮기는 훈련 - 《맥킨지의 로지컬 라이팅》 (1) | 2025.04.28 |
---|---|
글씨가 우습다, 그래도 쓰고 싶다 (4) | 2025.04.16 |
봄이야! 봄이 왔어! 『참 신기한 일이야 – 섬진강의 사계절』 (4) | 2025.04.03 |
기억을 쌓는 일처럼 – 『양진석의 유럽 건축사 수업』 (8) | 2025.04.01 |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디자인되었다 - 『도널드 노먼, 인류를 위한 디자인』 (1) | 2025.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