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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았던 사실, 만우절

무지개항아리 2025. 4. 1. 14:53

거짓말 같았던 사실, 만우절

오늘은 만우절, 장난 같지만 진짜 뉴스 하나 있습니다.

오늘 헌법재판소가 4월 4일(목)  탄핵 심판 선고를 한다고 발표했어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


누군가에게는 끝

 

진짜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만우절 사건 하면 또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지요. 장국영, 그리고 그날의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볼게요.


 

만우절.
누구나 한 번쯤은 거짓말을 허락받는 날이다.
“오늘은 회사 창립기념일이야.”
“나 사실 외계인이야.”
“달에 물이 발견됐대.”

…그런데, 정말 그랬다.
2009년 4월 1일, NASA는 달에 물이 있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은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지만, 그건 진짜였다.
놀랍고도 이상하게, 그 소식은 웃음보다는
“진짜야?”라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먼저 불렀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 전,
2003년 4월 1일.
장국영이 세상을 떠났다.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그 소식 역시 많은 이들이 ‘만우절 농담’이라 믿었다.
너무 갑작스럽고, 너무나 말이 안 되었기에.


나는 그날 학교에 있었다.
장국영을 진심으로 좋아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가 부른 노래, 연기, 그리고 『천녀유혼』.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그렇게 떠나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남기고 그는 떠났다.


그가 남긴 이야기들을 추려보았다

 『천녀유혼』
귀신과 인간의 사랑. 영상미와 서정이 어우러진, 지금 보면 조금 황당하지만
사춘기 소녀를 울리기엔 차고 넘쳤던 영화.

 『영웅본색』
느와르의 아이콘. ‘송자호’, ‘송자걸’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그 시절이 떠오르는 영화.

 『패왕별희』
경극과 역사의 비극, 그리고 인간의 존엄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사랑에는 참 많은 종류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가슴이 천갈래로 찢어지는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떠올리는 영화.

 『이도공감(Inner Senses)』
유작. 영화 속에서도 그는 우울과 환영에 시달리는 인물을 연기했다.
현실과 겹쳐지는 마지막 역할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남아 있다.


만우절에 있었던 조금 특별한 일들

 1976년, 애플 창립
세 명의 청년이 만든 회사가 세상을 바꿨다.

 2004년, Gmail 출시
너무 말도 안 되는 스펙이라 처음엔 다들 농담인 줄 알았다고 한다.

 2023년, 트위터 대혼란
인증 정책 변경 발표. 혼란은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라지.


그리고 매년 4월 1일,
누군가는 헤어지고,
누군가는 시작하고,
누군가는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하루를 넘긴다.

장국영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4월 1일은 조금 다르다.
그는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우리의 기억엔 진심처럼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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