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같았던 사실, 만우절
오늘은 만우절, 장난 같지만 진짜 뉴스 하나 있습니다.
오늘 헌법재판소가 4월 4일(목) 탄핵 심판 선고를 한다고 발표했어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
누군가에게는 끝
진짜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만우절 사건 하면 또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지요. 장국영, 그리고 그날의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볼게요.
만우절.
누구나 한 번쯤은 거짓말을 허락받는 날이다.
“오늘은 회사 창립기념일이야.”
“나 사실 외계인이야.”
“달에 물이 발견됐대.”
…그런데, 정말 그랬다.
2009년 4월 1일, NASA는 달에 물이 있다고 발표했다.
사람들은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지만, 그건 진짜였다.
놀랍고도 이상하게, 그 소식은 웃음보다는
“진짜야?”라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먼저 불렀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 전,
2003년 4월 1일.
장국영이 세상을 떠났다.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그 소식 역시 많은 이들이 ‘만우절 농담’이라 믿었다.
너무 갑작스럽고, 너무나 말이 안 되었기에.
나는 그날 학교에 있었다.
장국영을 진심으로 좋아하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가 부른 노래, 연기, 그리고 『천녀유혼』.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그렇게 떠나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남기고 그는 떠났다.
그가 남긴 이야기들을 추려보았다
— 『천녀유혼』
귀신과 인간의 사랑. 영상미와 서정이 어우러진, 지금 보면 조금 황당하지만
사춘기 소녀를 울리기엔 차고 넘쳤던 영화.
— 『영웅본색』
느와르의 아이콘. ‘송자호’, ‘송자걸’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그 시절이 떠오르는 영화.
— 『패왕별희』
경극과 역사의 비극, 그리고 인간의 존엄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사랑에는 참 많은 종류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가슴이 천갈래로 찢어지는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떠올리는 영화.
— 『이도공감(Inner Senses)』
유작. 영화 속에서도 그는 우울과 환영에 시달리는 인물을 연기했다.
현실과 겹쳐지는 마지막 역할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남아 있다.
만우절에 있었던 조금 특별한 일들
— 1976년, 애플 창립
세 명의 청년이 만든 회사가 세상을 바꿨다.
— 2004년, Gmail 출시
너무 말도 안 되는 스펙이라 처음엔 다들 농담인 줄 알았다고 한다.
— 2023년, 트위터 대혼란
인증 정책 변경 발표. 혼란은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라지.
그리고 매년 4월 1일,
누군가는 헤어지고,
누군가는 시작하고,
누군가는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하루를 넘긴다.
장국영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4월 1일은 조금 다르다.
그는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우리의 기억엔 진심처럼 남아 있다.
🌈 무지개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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