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연의 소원』(Plum Puddings & Paper Moons)은 내가 『내 동생, 티시킨』에 이어 번역 중인 실크 가족 이야기 다섯 번째 책이다. 이번에도 시작은 작고 고요한 상실의 감정에서 출발한다. 나는 그리핀과 스칼렛, 그리고 레일라가 건초 더미 속에서 소원을 비는 장면을 번역하다가 멈춰 서게 되었다.열다섯 살이 된 스칼렛은 할머니의 말이 이루어질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녀는 까만 타이츠와 부서진 다리(bridge)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 이 문장을 나는 한참 붙들고 있었다. 검정 타이츠와 부서진 다리. 아무 상관없는 두 사물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원문은 이렇다:She didn’t know what she could do w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