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호수공원 3

울타리 바깥, 그래도 봄은 오긴 오지 – 고양국제꽃박람회

울타리 바깥, 그래도 봄은 오긴 오지 – 고양국제꽃박람회일산호수공원은 철망으로 둘러싸였고,시민의 공간은 다시 한 번 제한되었다.2025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아직 시작 전이지만,그 준비를 위한 울타리는 이미 시민들의 계절을 가로막고 있다.오늘,다시 그 공원 앞을 걸었다.물론 닫혀 있었고,사람이 들어설 수 없는 공간이었지만—울타리 바깥에서,자본의 논리와 일상의 봄이 엇갈리는 그 경계에서잠시 머뭇거리는 마음을 만났다. 나의 봄은 장벽 사이의 틈에 서 있었다.지지대를 두르고 막 자리 잡은 나무 한 그루.누군가는 이 봄,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리려는 중이다.아직 축제의 한복판은 아니지만,이 작은 생명의 시작은 봄의 본질을 닮아 있다.비록 급조된 길을 만들기 위해 옮겨진 나무라 해도. 펜스 너머, 대나무숲이 바람에 ..

생각의 조각들 2025.04.20

고양국제꽃박람회 - 봉박람회

고양국제꽃박람회 - 봉박람회 봄이다.겨울을 지나 드디어 햇살이 부드러워지고, 일상이 조금 느슨해지려는 이때.우리는 가까운 공원에서 계절을 맞이하고 싶다.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떨어지는 것도 구경하고 싶고삼삼오오 올라오는 야생화에도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시작되면, 그 일상은 가로막힌다.사무실 바로 앞이 호수공원인데, 작년엔 공원 전체를 철제 펜스로 둘러 통제했다.시민들은 입구에서 되돌아가며 욕을 내뱉었고,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게 누구를 위한 박람회냐"는 비판이 쏟아졌다.올해는 조금 덜 통제한 듯 보이지만, 호수 쪽은 여전히 접근이 막혔다.나는 공원을 즐길 수 없다.2025 고양국제꽃박람회 안내기간: 2025년 4월 25일(금) ~ 5월 11일(일)장소: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공원 일원..

생각의 조각들 2025.04.19

고장나도 괜찮다

아침은 늘 커피다. 공복에 올리브오일 한 스푼 먹는다고 생각은 하는데, 자꾸 커피 먼저 마시게 된다.내가 마시는 커피는 일리 커피다.이 일리 커피머신은 10년째 나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전면에 보이는 빨간불이 청소하라는 뜻이다. 하지만버튼을 누르면 두꺼비집이 내려가서 청소는 포기한 지 오래다.고장난 채로 4년이 지났지만, 커피는 여전히 잘 내려진다. 처음 일리를 알게 된 건 분당 사무실 앞 커피전문점에서였다.그곳에서 마신 라떼의 비주얼과 맛은 너무 예뻤다.스타벅스는 나에게 과배전이라 맞지 않았고,네스프레소는 심심하게 느껴졌다.일리는 그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 나한테 딱 맞았다.이 커피머신은 유럽 직구로 샀다.25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였던 것 같다.지금은 한국에서도 그 가격이면 구할 수 있을 것이다. ..

생각의 조각들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