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바깥, 그래도 봄은 오긴 오지 – 고양국제꽃박람회
일산호수공원은 철망으로 둘러싸였고,
시민의 공간은 다시 한 번 제한되었다.
2025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아직 시작 전이지만,
그 준비를 위한 울타리는 이미 시민들의 계절을 가로막고 있다.
오늘,
다시 그 공원 앞을 걸었다.
물론 닫혀 있었고,
사람이 들어설 수 없는 공간이었지만—
울타리 바깥에서,
자본의 논리와 일상의 봄이 엇갈리는 그 경계에서
잠시 머뭇거리는 마음을 만났다. 나의 봄은 장벽 사이의 틈에 서 있었다.

지지대를 두르고 막 자리 잡은 나무 한 그루.
누군가는 이 봄,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리려는 중이다.
아직 축제의 한복판은 아니지만,
이 작은 생명의 시작은 봄의 본질을 닮아 있다.
비록 급조된 길을 만들기 위해 옮겨진 나무라 해도.

펜스 너머, 대나무숲이 바람에 흔들린다.
울타리는 사람을 막지만,
바람은 넘고, 햇살은 스며든다.
저 정원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아마도 연꽃이 피어 있을까.
그런데, 연꽃 개화기였나?
🌸 답변:
연꽃의 본격적인 개화기는 보통 6월 말 ~ 8월 초.
지금은 아직 이른 시기입니다.

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서 있는 파란 안내판.
'우회'라는 단어가 붙은 그 표시는
“이 봄을 둘러가야 한다”는 말처럼 느껴졌다.
일단은 돌아간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에서도
봄은 어김없이 피어나고 있었다.
열린 봄이 좋다.
오늘도, 그 말로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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