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다밀러드 2

세대를 넘어 기억을 잇는 사랑 이야기 - 『할머니의 기억』

세대를 넘어 기억을 잇는 사랑 이야기 - 『할머니의 기억』글렌다 밀러드 글 · 스티븐 마이클 킹 그림 · 조윤진 옮김 | 자주보라“서로의 영혼을 위로하는 꿀 도넛 같은 이야기”『할머니의 기억』은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소녀 레일라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다.실크 왕국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동화책이지만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기억을 잃어가는 아멜리 할머니와,기억을 나누고 싶은 레일라.둘은 사진에 이름을 붙이고, 하트 모양 스티커를 붙이며조금씩 서로에게 스며든다.그 과정을 통해 독자도 아주 천천히 그들 곁에 앉게 된다.“기억이 영혼을 떠났다고 해도, 사랑은 남는다.”나는 이 책에서아멜리 할머니가 전쟁터에 나간 연인을 잊지 못해 기차역에 나가 기다리는 장면이 오래도록 남았다.기억은 흐릿해..

읽고 쓰는 일 2025.04.12

까만 타이츠와 부서진 다리

『붉은 연의 소원』(Plum Puddings & Paper Moons)은 내가 『내 동생, 티시킨』에 이어 번역 중인 실크 가족 이야기 다섯 번째 책이다. 이번에도 시작은 작고 고요한 상실의 감정에서 출발한다. 나는 그리핀과 스칼렛, 그리고 레일라가 건초 더미 속에서 소원을 비는 장면을 번역하다가 멈춰 서게 되었다.열다섯 살이 된 스칼렛은 할머니의 말이 이루어질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녀는 까만 타이츠와 부서진 다리(bridge)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직 알지 못했다. 이 문장을 나는 한참 붙들고 있었다. 검정 타이츠와 부서진 다리. 아무 상관없는 두 사물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원문은 이렇다:She didn’t know what she could do with..

읽고 쓰는 일 202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