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다듬기 2

항아리 30개

글맛은 천천히, 마음은 살짝 간을 맞춰가며.무지개항아리 게시글, 30개째 기념합니다.오늘도 잘 익은 하루입니다.“퇴고는 김치고, 태그는 고명이다.”오늘 하루 김장형으로 살았던 기록.30번째 포스팅, 항아리에 고이 담아 둡니다.다음은 어떤 맛일까, 궁금한 밤이 옵니다.귀에 꽃 하나, 항아리 하나—원래는 살짝만… 주문했는데요.화끈하게, 장미 화관까지 쓰신 스님이 오셨습니다.문장은 익고 있고,마음은 아직 숙성 중입니다.글을 고친다는 건,때론 정열을 얹는 일.그래서 오늘,부끄러움마저 꽃이 되는 밤무지개항아리 30개째, 정열의 화관으로 마무리합니다.  **김장형 퇴고에 관한 이전 이야기를 먼저 보시면 좋습니다.  글도 김치도 익혀야 맛이다 -김장형 퇴고원고를 만지는 일을 하다 보면, 잘 안 풀리는 날이 사실상 매..

비일의 시간 2025.04.09

사라진 건 말이 아니라, 맥락이었다

사라진 건 말이 아니라, 맥락이었다번역은 감각의 문제입니다.단어를 많이 안다고, 문법에 능숙하다고 다 번역이 되는 건 아니죠.요즘은 번역기도 훌륭해서, 모국어가 아니어도 제법 그럴싸한 문장을 만들어줍니다.문법도 맞고, 단어도 적절하고, 문장도 매끄럽습니다.그런데도… 어쩐지 마음에 걸리는 무언가가 남습니다.말이 닿지 않는 느낌. 마음이 옮겨지지 않은 문장.뭔가가 비어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말은 있는데, 그 말이 왜 나왔는지는 알 수가 없어요.사라진 건, 말이 아니라 맥락입니다.어색한 번역은 보통 단어가 틀려서가 아니라‘문장이 서 있는 자리’를 모르는 데서 시작됩니다.기계는 주인공의 표정을 보지 못합니다.숨결도, 리듬도, 장면 전체의 분위기도 읽지 못하죠.그래서 말은 번역되었을지 몰라도,말이 놓인 ..

뉴스레터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