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건 말이 아니라, 맥락이었다번역은 감각의 문제입니다.단어를 많이 안다고, 문법에 능숙하다고 다 번역이 되는 건 아니죠.요즘은 번역기도 훌륭해서, 모국어가 아니어도 제법 그럴싸한 문장을 만들어줍니다.문법도 맞고, 단어도 적절하고, 문장도 매끄럽습니다.그런데도… 어쩐지 마음에 걸리는 무언가가 남습니다.말이 닿지 않는 느낌. 마음이 옮겨지지 않은 문장.뭔가가 비어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말은 있는데, 그 말이 왜 나왔는지는 알 수가 없어요.사라진 건, 말이 아니라 맥락입니다.어색한 번역은 보통 단어가 틀려서가 아니라‘문장이 서 있는 자리’를 모르는 데서 시작됩니다.기계는 주인공의 표정을 보지 못합니다.숨결도, 리듬도, 장면 전체의 분위기도 읽지 못하죠.그래서 말은 번역되었을지 몰라도,말이 놓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