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는 껍질을 벗기기만 하면 된다나는 과일을 좋아한다.사과, 딸기, 복숭아…그중에서도 복숭아를 가장 좋아했다.어릴 때는 과일이 늘 집 안 어딘가에 있었고,누군가는 그것을 씻고, 깎고, 먹기 좋게 건네주었다.그 손길 덕분에 나는 늘 맛있는 과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개복숭아는 아는 사람이 있을까?할머니가 불을 끄고 먹으면 더 맛있다고 했던 과일.그 시절 이후로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나중에 알았다.개복숭아는 벌레가 많아어린 내가 싫어할까 봐할머니가 일부러 불을 끄고 먹여주신 거였다.지금 생각해보면,복숭아 하나를 먹는 데도누군가의 손길과 배려가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 알겠다. 혼자 살다 보니, 과일 하나 챙겨 먹는 것도 번거롭다.씻고 깎고 정리하는 게 일처럼 느껴져서,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사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