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들

[시] 봄을 기다리며 - 시간을 건너는 사람의 체온 같은 시

무지개항아리 2025. 4. 15. 14:40

봄을 기다리며

 

 

여름 한낮

흐르는 땀에 내 몸하나 건사하기 힘든

그 뙤약볕 아래에서도

언젠가 님은 서늘한 바람으로

내 곁에 오시리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가을 밤 하늘

귀뚜라미 소리가

그 청명함을 더해주건만

바라 본 하늘은

하염없이 야속하기만 했던

그 밤에도

언젠간 님은

새벽의 여명처럼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 주시리라

믿고 있었습니다.

 

 

동짓날 찬 바람에

문 두드리는

빛 바랜 달빛 한 조각을 동무 삼아

힘겹게 잠을 청해보는 이 싸늘한 밤에도

곧 님은

외로움의 긴 어둠을 뚫고

내 곁에 하얀 눈처럼

소리 없이 그렇게 와 계시리란 걸

알고 있습니다.

 

 

사라져갔던

겨레의 모든 영혼이

빼앗겼던 들판에

하나 둘씩 되돌아와

제자리를 찾는

해방의 봄은 

그렇게 우리 곁에 오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진달래

 

*시간을 건너는 사람의 체온 같은 시를 소개합니다.  
누가 썼는지는 묻지 마세요. 그냥, 봄이 와서 올립니다.

지은이 요청으로 이름은 넣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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