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들

고양국제꽃박람회 - 봉박람회

무지개항아리 2025. 4. 19. 11:07

고양국제꽃박람회 - 봉박람회

 

봄이다.
겨울을 지나 드디어 햇살이 부드러워지고, 일상이 조금 느슨해지려는 이때.
우리는 가까운 공원에서 계절을 맞이하고 싶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떨어지는 것도 구경하고 싶고
삼삼오오 올라오는 야생화에도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시작되면, 그 일상은 가로막힌다.

사무실 바로 앞이 호수공원인데, 작년엔 공원 전체를 철제 펜스로 둘러 통제했다.

시민들은 입구에서 되돌아가며 욕을 내뱉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게 누구를 위한 박람회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올해는 조금 덜 통제한 듯 보이지만, 호수 쪽은 여전히 접근이 막혔다.


나는 공원을 즐길 수 없다.


2025 고양국제꽃박람회 안내

  • 기간: 2025년 4월 25일(금) ~ 5월 11일(일)
  • 장소: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공원 일원
  • 주제: ‘꽃, 상상 그리고 향기’
  • 입장료: 일반 11,000원 / 고양시민 10,000원
  • 운영시간: 오전 9시 ~ 오후 8시 (입장 마감 오후 7시)
  • 사전예매: 네이버, 카카오톡 등 온라인 / 시청 및 행정복지센터 오프라인
  • 공식 홈페이지https://flower.or.kr

 

#참고로, 행사 일정은 보름이지만 실제 통제는 한 달 가까이 이어진다.
이미 펜스는 쳐졌고, 행사 종료 후에도 정리 명목으로 일주일 이상 공원이 폐쇄된다.


시민의 계절은 그만큼 잘려 나간다.


작년엔 ‘봉박람회’, 올해는 개선? 시민 반응은 ‘엇갈림’

2024년 고양꽃박람회는 ‘펜스 논란’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시민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유료 입장 구간을 대폭 확장하며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펜스로 가로막았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공원에 봉을 쳤다”며 ‘봉박람회’라는 말까지 나왔다. - 중의적 의미로
올해는 펜스 위치를 산책로 대신 녹지 구간으로 조정하고, 일부 구간은 철망 울타리로 개방감을 높이는 등 개선이 있었다.
하지만 “일산호수공원은 시민 모두의 공간이다. 특정 행사를 위해 주요 구간을 통제하는 것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일산호수공원은 시민 모두의 공간이다. 특정 행사를 위해 주요 구간을 통제하는 것 자체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고양신문, 2025.4.17., 유경종 기자


호수공원엔 봄이 왔건만, 나는 봄을 볼 수 없습니다

이 사무실은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축제 기간 동안 나는 공원을 누릴 수 없다.
 

호수공원엔 봄이 왔건만, 나는 봄을 볼 수 없습니다.
It is spring and I am blind.
오래전, 한 시인이 눈먼 이의 팻말에 써주었다는 그 문장처럼,
내 오늘은 피어난 봄과 단절된 채 흐르고 있다.

 
그리고 교통유발부담금.
물론 내가 내는 건 아니다. 소유주가 내는 것이지만, 그 비용은 임대료로 반영된다.
나는 공원을 이용하지도 않고, 교통 혼잡을 유발하지도 않았지만, 간접적인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이게 과연 공정한 구조일까?


공공의 이름을 빌린 사유화!

철폐하고 싶다

 
꽃이 좋다.
내 일상을 양보할 수도 있다.
더구나
공익을 위한 일이라면, 그것은 양보가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의무다.

하지만 이건 결이 다르다.


공공의 이름을 빌린 사유화,


시민의 권리를 배제하는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
나는 이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이 방식이 계속된다면, 나는 이 행사를 반대할 수밖에 없다.


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

 

펜스를 넘자!
공공을 되찾자!

▲ 공식 안내문에 명시된 일산호수공원 통제 구역. 2025년 4월 14일부터 5월 18일까지, 시민 산책로는 ‘행사구역’이라는 이름으로 통제된다. 지도에 표시된 노란 구역은 티켓 없이는 접근할 수 없다. 공원이 아니라, 사실상 임시 유료 사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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